축구의 경기 규칙을 관장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VAR(비디오 판독)의 권한을 코너킥과 두 번째 옐로카드(퇴장성 경고)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페널티킥과 관련해 키퍼가 공을 막아낸 후에는 공격 측이 더 이상 득점할 수 없도록 하는 획기적인 규칙 변화도 검토될 수 있다.

VAR 판정 범위 확대에 대한 논의는 이미 축구계 고위층에서 이뤄졌으며, 이는 내년 3월 열리는 IFAB 연례회의에서 최종 승인되어야 한다. 규칙 변경이 승인되면 2026년 미국·멕시코·캐나다 공동 개최 남자 월드컵에 맞춰 6월 1일부터 적용될 수 있다.

특히 VAR이 "사실 기반의 판정(fact-based decisions)"—예를 들어 공이 수비수가 아닌 공격수에게 마지막으로 맞았을 경우 잘못 부여된 코너킥을 번복하는 데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상당한 지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두 번째 옐로카드(퇴장성 경고)에 VAR이 개입하는 방안은 논란의 여지가 더 크다. 이는 보통 주관적인 판단이기 때문이다. IFAB는 기존에도 경고성 판정에 VAR 개입을 매우 꺼려왔다. 그러나 개정에 찬성하는 지지자들은 “두 번째 경고는 퇴장으로 이어지는 중대한 결정인 만큼 VAR이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IFAB는 어떠한 VAR 권한 확대도 경기 지연을 초래하지 않아야 하며, 비디오 판정은 몇 초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제를 고수하고 있다.

이 제안의 찬성자들은 “페널티킥 자체가 이미 공격팀에 큰 이점을 주는 상황이며, 이 규칙을 도입하면 킥 전에 다른 선수가 페널티 구역에 들어가는 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IFAB는 일반적으로 보수적인 단체로서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규칙 변경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 VAR 도입을 포함해 중요한 결정을 내린 전례도 있어, 변화에 열려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VAR 규칙 변경은 별도의 시험 적용 없이도 곧바로 시행될 수 있지만, 페널티킥 관련 변화는 긴 시험 기간과 결과 검토 후에야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통상적으로 규칙 변경은 매년 11월 열리는 IFAB 사업 회의(Business Meeting)에 제안된 후, 다음 해 3월 총회(AGM)에서 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참고로, 올해 열린 IFAB 총회에서는 골키퍼가 공을 8초 이상 보유할 경우, 간접 프리킥 대신 코너킥을 허용하는 FIFA 제안이 통과된 바 있다.

VAR 판정 범위 확대 논의는 이미 2023년 런던에서 열린 IFAB 사업 회의에서도 다뤄졌지만, 당시엔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보다 공식적인 제안이 내년 총회에 상정될 가능성이 크다.

IFAB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4개 축구협회가 각각 1표씩, FIFA가 4표를 갖고 있으며, 규칙 개정안이 통과되려면 총 8표 중 6표 이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