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나라] 역시 손흥민, 태극기 몸에 감고 '눈물' 英 벽화에 새겼다…직접 디자인 참여 → 찰칵+태극기 토트넘에 영원히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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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전
손흥민(33, 로스앤젤레스FC)이 영국 런던에 태극기를 영원히 심어두는 결정을 내렸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향한 마지막 헌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8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관련 채널들은 런던 N17 지역 토트넘 하이로드 건물 외벽에 손흥민을 그려 넣는 벽화 제작 영상을 올렸다. 손흥민의 의견을 수렴한 디자인을 새겨넣는 가운데 한국 팬들의 자부심을 끌어올릴 장면이 포착됐다.
토트넘은 이미 오는 10일 슬라비아 프라하와 치르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홈 경기에서 해당 벽화를 공식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영상 속 모습으로 볼 때 작업은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인다.
벽화의 중심은 손흥민의 시그니처 동작인 ‘찰칵 세리머니’다. 아직 모든 디자인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SON’, ‘SEVEN’, ‘SPURS’, 나이키 로고 등을 엿볼 수 있다. 손흥민을 상징하는 단어들과 함께 'LEGEND’라는 표현으로 그의 위상을 강조했다.
벽화 오른쪽에 배치된 트로피와 태극 문양도 눈에 띈다. 지난 5월 UEFA 유로파리그 우승 당시 손흥민이 태극기를 허리춤에 두르고 트로피를 번쩍 들었던 상징과 연결된다. 당시 경기 후 손흥민은 태극기를 맨 채 우승의 순간을 만끽했고, 동료 데얀 클루셉스키를 보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10년의 시간,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그 순간 하나로 쌓여 있었다.
토트넘에게 그 우승은 더 큰 의미였다. 2007-08시즌 리그컵 이후 17년 동안 트로피가 없던 구단은 수차례 준우승에 머물렀고, 한때 강등권까지 내려가며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마침내 유럽 무대 정상에 다시 올랐다. 구단 통산 세 번째 유로파리그 우승이었다.
손흥민에게도 유로파리그 트로피는 개인적 완결이었다. 함부르크에서 시작해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토트넘으로 온 그는 지난 10년간 팀의 에이스였으나 늘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프리미어리그 2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리그컵 준우승까지 기회가 없던 게 아니었으나, 번번이 결승 무대에서 좌절하면서 숙원으로 남았다. 자신과 함께 토트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동료들이 모두 떠난 자리에서 최종적으로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퍼즐을 완성했다.
손흥민이 남긴 기록은 숫자만으로도 설명된다. 454경기 출전 173골 101도움으로 구단 역사 득점 5위를 자랑한다.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최초 득점왕,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 주장을 맡고 2년 만에 우승 시즌을 만들어낸 통쾌함까지 벽화에 새겨진 글귀처럼 토트넘 레전드라는 표현이 딱 맞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토트넘을 떠난 손흥민은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서 새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마음의 빚이 남아 있었다. 작별 인사를 직접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MLS 휴식기를 활용해 런던행을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손흥민은 공식 메시지에서 “떠날 당시 한국에 있었고, 팬들에게 제대로 작별을 전할 기회가 없었다”며 “다시 경기장에 돌아가 팬들과 선수들, 그리고 그동안 함께한 모든 사람들에게 직접 인사하고 싶다”고 전했다.
토트넘 하이로드에 새겨진 거대한 손흥민의 얼굴은 단순한 벽화가 아니다. 손흥민이 10년을 보낸 시간이 남아있다. 더불어 한국 축구팬들에게 자부심을 안기고, 영국에도 한국 출신의 기억을 영원히 남게 하는 의미가 큰 기록물이 될 전망이다. 이제 남은 마지막 장면은 10일, 팬들 앞에서 완성될 작별의 박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