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나라] 몸값 30배 뛴 코디 폰세, 미국 현지 예상 밖 평가 "A- 학점" "4선발 역할만 해…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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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전
한화 이글스의 괴물 에이스 코디 폰세가 KBO리그 무대를 발판 삼아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폰세는 3일(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년 총액 3000만 달러(약 420억원)에 입단 계약을 맺고 빅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로 복귀하는 투수 중 역대 최고액. 올 시즌 한화에서 받은 몸값이 100만 달러(14억원)였으니, 1년 만에 30배가 뛴 셈이다.
한국 팬들은 3년 420억원이라는 숫자에 놀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미국 현지 반응은 달랐다. "적당한 가격에 잘 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폰세가 토론토 로테이션 3~4번 자리를 충분히 지킬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그에 비하면 몸값이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선수 평가 전문가 키스 로는 이번 계약에 관해 "빅리그 구단 관계자들은 폰세를 로테이션 3~4번 투수로 평가했고, 그 수준의 연봉을 예상했다"며 "폰세의 실제 계약액은 그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로테이션 3~4번이면 팀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다. 에이스는 아니지만, 5일마다 꾸준하게 등판해 팀에 안정감을 주는 선발투수 역할이라고 봐야 한다. 폰세가 이 정도 역할만 해줘도 토론토는 남는 장사라는 얘기다. 로는 "폰세가 '단지' 4선발만 해도 토론토는 헐값에 선수를 잡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균 구속 3km 올리고 체인지업 장착
미국 언론들이 폰세를 높이 평가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키스 로는 "2021년 피츠버그 파이리츠 시절과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구속이다. 피츠버그 시절 평균 150km였던 폰세의 패스트볼 구속은 153km로 올랐다. KBO리그 기준 최고 구속 159km를 찍기도 했다. 로는 "시속 96~8마일대를 던지는 폰세의 구속은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위력적"이라고 분석했다.
구위만 좋아진 게 아니다. 폰세는 KBO에서 완전히 새로운 무기를 개발했는데, 바로 체인지업이다. 피츠버그 시절엔 패스트볼, 커터, 커브가 주무기였고 좌타자를 상대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로는 "과거엔 없던 구질이었던 체인지업이 이제 평균 이상의 무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폰세의 체인지업은 스플리터처럼 아래로 뚝 떨어지는 궤적을 그린다. 이 변화구 덕분에 폰세는 좌타자들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켈리·페디보다 낫다?
폰세의 앞길을 밝히는 건 KBO 출신 '역수출' 선배들의 성공이다. 메릴 켈리는 2019년 KBO SK(현 SSG)를 거쳐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복귀 당시 나이는 30세였고, 누구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켈리는 지금까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왔고 올겨울에도 좋은 계약을 앞두고 있다. 2023년 NC에서 MVP를 받고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에릭 페디의 사례도 있다.
폰세가 KBO리그에서 거둔 수치는 켈리, 페디를 능가한다. 디 애슬레틱의 미치 배넌은 탈삼진율-볼넷율 30.3%를 기록한 폰세가 페디(16%), 켈리(24.6%)를 능가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앞의 둘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근거"라고 짚었다.
배넌은 "이 수치가 빅리그에서도 유지된다면 폰세는 로테이션 상위권 투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키스 로 역시 "폰세가 던지는 공의 속도가 켈리나 페디보다 빠르다"며 "구속이 빠르면서도 제구력까지 좋다면 성공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폰세의 성공은 KBO리그의 위상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KBO는 외국인 선수들의 마지막 정거장으로 여겨졌다. 빅리그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이 은퇴 전 목돈을 벌기 위해 찾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KBO는 커리어를 되살리고 새로운 기회를 잡는 도약대가 됐다. 메릴 켈리, 에릭 페디, 드루 루친스키, 카일 하트에 이어 이제 폰세까지. KBO에서 성공한 뒤 빅리그로 돌아가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 한 MLB 구단 동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는 "앞으로 KBO리그를 찾는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이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