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나라][디 애슬레틱] 이제 시작된 잉글랜드의 월드컵, 토마스 투헬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들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의 1막이 끝났다. 잉글랜드는 화요일 밤 라트비아 리가 원정에서 5-0 대승을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K조에서 6연승을 달리는 동안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았다. 올해 유럽에서는 스페인 다음으로 가장 좋은 흐름을 보여주는 팀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본선 진출은 모두가 예상했던 바다. 다음 달 세르비아(홈), 알바니아(원정)와의 두 경기가 남아있지만, 이제 모든 관심은 내년 여름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열릴 본선 무대로 향한다.
잉글랜드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듯하며, 이제 뒤를 돌아볼 생각이 없어 보인다. 세르비아, 웨일스, 라트비아를 상대로 거둔 압도적인 3연승 이후, 끔찍했던 6월의 기억은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여전히 팀은 미완성이며, 발전 초기 단계에 있고 경험도 부족하다. 지금부터 본선이 열리는 6월까지 투헬 감독이 답해야 할 질문들이 산적해 있다.
팀의 '척추', 핏을 유지할 수 있을까?
투헬 감독은 이번 주 해리 케인, 조던 헨더슨, 데클란 라이스, 존 스톤스를 팀의 주장단이자 리더, 그리고 경기력의 기준을 이끄는 선수들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헨더슨이 월드컵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엘리엇 앤더슨이 6번 미드필더 자리를 굳힌 상황이지만, 스톤스, 라이스, 케인은 경기장 안팎에서의 기여도를 고려할 때 잉글랜드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 필드 플레이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케인은 이번 라트비아전에서도 멀티골을 터뜨렸다. 첫 골은 20야드 거리에서 골문 구석으로 화살처럼 꽂히는 환상적인 중거리 슛이었고, 두 번째 골은 골문 왼쪽을 겨냥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성공시킨 완벽한 페널티킥이었다. 잉글랜드는 내년 여름 그의 최상의 활약이 절실하다. 그는 최근 몇 년간 큰 대회를 앞두고 부상으로 불운을 겪었지만, 현재의 폼과 리듬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이번 월드컵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 될 것이다.
한편, 라이스는 중원의 대체 불가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중원의 엔진 역할을 하며 볼 소유에 강점을 보일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볼 탈취 능력까지 갖췄다. 그와 같은 꾸준함과 에너지로 이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존 스톤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투헬 감독은 스톤스가 팀 내 다른 선수들과는 차별화된 경험과 클래스를 더해줄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이번 라트비아전에서 그는 자신이 왜 특별한 선수인지를 증명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앤서니 고든의 첫 골로 연결되는 완벽한 패스를 공급했다. 마크 게히와 에즈리 콘사도 뛰어난 프리미어리그 수비수들이지만, 스톤스가 있을 때의 잉글랜드는 전혀 다른 팀이 된다. 잦은 부상 이력을 고려할 때, 투헬 감독이 올 시즌 가장 노심초사하며 지켜볼 선수는 바로 스톤스일 것이다.
주전 레프트백은 누구인가?
잉글랜드 대표팀의 윤곽이 점차 뚜렷해지는 가운데, 가장 주전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은 레프트백이다. 리가에서 열린 이번 경기에서는 마일스 루이스-스켈리가 선발 출전하며 투헬 감독 체제에서 5번째 경기를 소화했다. 현재로서는 그가 주전 자리를 꿰차고 있는 셈이며, 이날 좋은 활약을 펼쳤다. 수비 부담이 크지는 않았지만, 안정적인 볼 처리와 활발한 오프더볼 움직임을 선보였고, 고든과 모건 로저스 사이의 공간으로 폭발적으로 침투하며 잉글랜드의 공격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루이스-스켈리는 올 시즌 소속팀 아스날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으며, 아직 프리미어리그 선발 출전 기록조차 없다. 투헬 감독은 지난주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는 없다"고 인정한 바 있다. 분명한 것은, 루이스-스켈리가 아스날에서 계속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다면 그의 대표팀 입지 또한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소속팀 아스날에서 리카르도 칼라피오리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려 있는 루이스-스켈리
이제 투헬 감독에게 남은 질문은 벨링엄(을 비롯해 포든, 콜 파머,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이 기존 선수를 밀어낼 만큼 충분한 모습을 보여주는지 여부다. 투헬 감독은 벨링엄이 '리듬'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만약 그가 다음 한 달 동안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벨링엄을 자신의 새로운 미드필더진에 재합류시킬 때가 되었다고 판단할지도 모른다. 잉글랜드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또 다른 질문은 개인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이 확고해 보이는 원칙이 제 역할을 다했는지 여부다. 어쩌면 투헬 감독은 자신의 메시지가 선수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느낄 수도 있다. 혹은, 자신의 진정성과 원칙을 증명하는 진정으로 용감한 결정, 즉 11월에도 이 스타 선수들을 제외하는 길을 택할 수도 있다.
마커스 래시포드냐, 앤서니 고든이냐?
이번 경기는 고든에게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최고의 밤 중 하나였다. 마커스 래시포드를 제치고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그는, 스톤스의 패스를 받아 뒷공간을 파고든 뒤 안으로 접고 들어와 오른발로 골문 구석을 가르며 환상적인 선제골을 기록했다. 잉글랜드가 그 포지션의 선수에게 딱 원하던 유형의 골이었으며, 마치 래시포드가 넣을 법한 골이기도 했다.
왼쪽 측면에서 고든과 래시포드 중 한 명을 선택하는 것은 내년 여름까지 투헬 감독이 내려야 할 가장 크고 흥미로운 결정 중 하나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결국 누가 더 꾸준하게 골과 어시스트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투헬 감독은 래시포드에게 많은 신뢰를 보냈다. 지난 3월, 2023년 이후 처음으로 래시포드를 대표팀에 선발 발탁한 것은 그의 부임 초기 주요 결정 중 하나였다. 투헬 감독은 래시포드의 자신감을 되살려주기 위한 조치였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올해 래시포드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체제에서 중요한 선수였는지를 증명하는 번뜩이는 장면들을 보여줬다. 하지만 투헬 감독은 래시포드에게 더 많은 것을 원한다고 솔직하게 밝히기도 했다. 더 많은 골과 어시스트, 그리고 그의 명백한 천재성을 더 확실하게 경기장에서 보여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래시포드는 투헬 감독의 잉글랜드에서 단 한 골에 그치고 있는데, 그마저도 지난달 베오그라드 원정에서 막판에 얻은 페널티킥 골이었다. 투헬 감독이 직접 말했듯, 이제 그는 생산성으로 감독의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고든은 화요일 밤 리가에서 바로 그것을 해냈다. 케인의 마무리가 조금 더 좋았다면 어시스트까지 기록할 뻔했다. 이제는 그가 이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간 것처럼 보인다. 이 경쟁은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할 것이다.
월드컵이라는 특별한 무대, 과연 준비는 되었나?
국가대항전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본선 토너먼트는 그 이전에 치르는 축구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잉글랜드는 이번 예선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것이 월드컵 본선을 위한 완벽한 리허설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투헬 감독의 진짜 시험대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열리며, 예선보다 훨씬 강한 상대들과 이번 주에 우리가 봤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기온 속에서 치러질 것이다.
잉글랜드는 춥고 습한 리가의 날씨 속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2026년 월드컵은 훨씬 더 더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