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나라][DM] 프리미어리그 '샐러리캡' 도입 직면...경영진, "천문학적 연봉 규제는 세계 최고의 리그를 죽이는…

일각에서 프리미어리그를 파멸시킬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논란의 '샐러리캡' 제도가 이르면 다음 달 현실화될 전망이다.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조만간 '앵커링(anchoring)' 제도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제도는 최하위 팀이 벌어들인 중계권료와 상금 수익의 특정 배수만큼만 지출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새로운 '선수단 비용 비율' 규정과 함께 운영될 이 제도에 대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양 맨체스터 구단은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샐러리캡이 도입되면 프리미어리그가 세계 최고 리그로서의 위상을 잃고,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이탈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이 제도가 2부 리그인 챔피언십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승격팀들의 1부 리그 생존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 제도는 세계 최고 리그라는 위상과 막대한 자금 유입을 모두 끝장낼 것"이라며 "마치 재앙 속으로 몽유병자처럼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상하위 연동형 앵커링'으로 알려진 이 규정은, 최하위 팀이 벌어들인 금액의 5배까지만 구단의 '선수단 관련 비용'으로 지출하도록 제한한다. 이 비용에는 선수 및 감독 임금, 이적료(계약 기간에 따른 분할 상각액), 에이전트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프리미어리그에 이르면 다음 달 새로운 '샐러리캡'이 현실화될 수 있다
맨체스터 시티의 필 포든, 엘링 홀란, 로드리. 맨체스터의 두 구단은 이 변화에 반대하며, 이로 인해 프리미어리그가 세계 최고 리그의 위상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동 구단주인 짐 랫클리프 경은 이 논란이 많은 조치를 '터무니없다'고 평가했다
2023-24시즌 수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지출 상한선은 약 5억 5,000만 파운드에 달해 일부 구단들은 즉시 규정 위반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두 번째 위반 시에는 승점 6점을 삭감하고, 650만 파운드의 초과 지출마다 승점 1점을 추가로 삭감하는 안이 제안됐다.
비판론자들은 이 조치가 잉글랜드 구단들이 유럽의 다른 빅클럽들이 제시하는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고 본다.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 타 리그로 인해 엘링 홀란, 모하메드 살라와 같은 최상급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등으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 유럽의 연봉 지출 상위 5개 구단 중 3개는 프리미어리그 소속이 아니다. 이 제도는 스타 선수들의 사우디아라비아행을 부추길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선수 유출은 TV 중계권 수익 감소라는 재앙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1부 리그와 EFL 간의 이적 또한 줄어들 것이 자명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동 구단주 짐 랫클리프 경은 이미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했다. 랫클리프 경은 "'앵커링' 제도는 프리미어리그의 상위 구단들을 억제할 것"이라며 "우리가 가장 원치 않는 것은 프리미어리그의 상위 구단들이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PSG와 경쟁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는 터무니없는 일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프리미어리그는 더 이상 세계 최고의 리그가 아닐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미 구단들과의 잦은 마찰로 2년간 법률 비용이 1억 파운드에 육박하는 등 홍역을 치른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앵커링 제도를 도입할 경우 프로축구선수협회(PFA)로부터 법적 대응이라는 더 큰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PFA는 이 제도를 사실상의 '하드 샐러리캡'으로 간주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제도 시행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일부 PFA 내부 관계자들은 여러 구단이 자신들이 투표하려는 안건의 파급 효과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앵커링을 반대하는 측은 구단들이 선수단에 재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되면서 성장을 위한 투자 동기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임금 지출이 제한되면서 단기적으로는 구단주들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리미어리그는 3년간 1억 500만 파운드의 손실을 허용하는 현행 '수익성 및 지속가능성 규정(PSR)'을 대체하기 위해 '선수단 비용 비율(SCR)' 제도와 함께 앵커링을 도입할 예정이다. SCR은 구단 수익의 85%까지만 지출을 제한하는 제도다. 사무국은 앵커링에 대해 "리그 경쟁력을 위험에 빠뜨릴 만한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경우에만 발동하는 선제적 보호 장치"라고 설명한다.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최고의 재능들을 베르나베우로 유인해 온 풍부하고 부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PSG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통해 유럽의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독일 축구의 거인 바이에른 뮌헨은 2023년 잉글랜드에서 해리 케인을 데려왔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최근 수년간 치열한 우승 경쟁이 여러 차례 펼쳐졌다는 점을 들어 리그 최상위권의 경쟁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이들은 진짜 문제는 리그 하위권에 있으며, 앵커링 제도는 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네 개의 다른 팀이 우승을 차지했고, 맨체스터 시티의 8번의 우승 중 5번은 시즌 마지막 날 결정되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선수단 비용 측면에서도, 지난 10시즌 동안 가장 많은 임금을 지출한 구단이 우승한 경우는 단 세 번에 불과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잉글랜드 풋볼 리그(EFL)는 자신들이 공언한 목표인 '강등 지원금(parachute payment) 제도' 폐지를 달성하기 위해, 챔피언십에도 비슷한 제도를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약 현행 5배수 규정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2023-24시즌 수치를 기준으로 약 4,000만 파운드의 '상한선'이 생기게 되고, 강등된 구단은 자동으로 이 규정을 위반하게 된다. 실제로 이 제도가 있었다면 리즈 유나이티드, 노리치 시티, 레스터 시티, 사우스햄튼 등 최소 4개의 강등 지원금 수혜 구단이 규정을 위반했을 것이다.
25페이지 분량의 규정 초안은 이미 구단들에게 전달되었으며, 투표는 11월 21일 회의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그전까지 수정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만약 3분의 2 이상의 구단이 찬성표를 던지면, 이 제도는 다음 시즌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