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손흥민(33·LAFC)이 토트넘을 떠난 다니엘 레비(63·잉글랜드) 회장에게 진실한 마음을 전했다. 손흥민에 이어서 레비 회장과도 작별한 토트넘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한다.

 

손흥민은 7일(한국 시각)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미국과 A매치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해 1골·1도움을 기록했다.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영국 매체 ‘TBR 풋볼’에 따르면, 손흥민은 취재진으로부터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레비 회장 사임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손흥민은 “답하기엔 적절한 자리가 아니지만,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뛰었다. 여기서 언급하는 그 이상으로 레비 회장은 더 많은 걸 얻을 자격이 있다”라며 “25년 동안 토트넘에서 환상적인 일을 해냈다. 앞으로 무엇을 하든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저를 위해 해준 일에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레비 회장은 지난 5일 토트넘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토트넘을 떠난 그는 “경영진, 모든 직원과 함께 만든 업적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토트넘을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는 세계적인 구단으로 만들었다. 더 나아가, 공동체를 만들었다”라며 “지난 몇 년간 응원해 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항상 순탄했던 건 아니지만,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라고 작별 인사했다.

 

명목상으로 사임이지만, 레비 회장이 떠난 이유로는 권력 다툼이 뽑힌다. 영국 공영방송 ‘BBC’,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 등 유력 매체에 따르면, 전 구단주인 조 루이스가 토트넘 지분을 자녀들에게 넘긴 가운데, 자녀들이 토트넘 경영에 관여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루이스 가문은 토트넘의 모기업인 ENIC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루이스의 자녀들이 오랫동안 구단을 운영한 레비 회장을 쫓아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토트넘이 도미닉 솔랑케(27), 사비 시몬스(22), 모하메드 쿠두스(25) 등 거액을 주고 선수를 영입한 데 있어서 루이스 자녀들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1억 파운드(약 1,877억 원) 이상을 지원한 거로 알려졌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달 구단 레전드인 손흥민과 작별했다. 손흥민이 착용하던 주장 완장은 크리스티안 로메로(27)에게 향했다. 이어 레비 회장과도 작별했다. 레비 회장이 떠난 자리는 비나이 베카테샴 최공경영자(CEO)와 피터 채링턴 비상임 회장이 메운다.

 

2001년부터 2025년까지 토트넘을 운영한 레비 회장은 그 평가가 명확하게 갈리는 인물이다. 레비 회장은 중위권 구단이던 토트넘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세계적인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올해 1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토트넘은 2024년에 9번째로 많은 돈을 벌어들인 축구단이다. 총 6억 1,500만 유로(약 8,573억 원)를 손에 넣었다.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 개장으로 티켓 수익이 급격하게 증가했고, 꾸준한 시설 개선과 프리시즌을 활용한 글로벌 마케팅으로 구단 가치를 높였다. 그러나 잦은 감독 경질, 인색한 투자에 많은 비판을 들었다. 팬들은 이에 불만을 가지며 레비 회장에게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도 벌이기도 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

 

이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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