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 잔루이지 돈나룸마, ‘펩 스타일’에 맞지 않을 수도…하지만 엘링 홀란도 그랬다

펩 과르디올라를 얼마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의 이름을 그냥 ‘펩’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숙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 SNS와 24시간 뉴스 속보 시대에 우리는 유명 인사들에게 과도하게 익숙해지기 쉽다. 수많은 화면 속 장면과 터치라인에서의 모습을 보며, 마치 그의 생각을 예측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과르디올라는 어느덧 지도자 생활 20년 차다. 그는 3개국에서 3개 클럽을 지휘했고, 수백 경기를 치렀으며, 기자회견장에서 수없이 많은 시간을 보냈다. 《펩 컨피덴셜(Pep Confidential)》 같은 전기에서는 그의 철학과 방법론의 비밀을 파헤쳤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과르디올라가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는 그의 불가해함, 즉 쉽게 규정할 수 없는 성격 때문이다. 그는 틀에 갇히길 거부한다. 예컨대 그의 스타일과 연관된 ‘티키타카’라는 용어를 극도로 싫어하며, 자신은 한 번도 그것을 구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또 한때는 미드필더들로만 팀을 꾸리고 싶어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지만, 결국 센터백 4명을 기용해 두 번째 트레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공격 전술에서도 그는 ‘가짜 9번’, ‘9번 배제’, ‘볼 플레잉 9번’을 선호하는 듯 보였고, 정통 클래식 스트라이커는 기피하는 듯했다. 여전히 과르디올라의 철학을 다 파악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오래된 MTV 시리즈의 슬로건을 빌리자면, “당신은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전혀 모른다(You think you know, but you have no idea).”
맨체스터 시티가 엘링 홀란을 영입했을 때도 그는 ‘펩 스타일’에 부합하지 않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필자의 전 동료였던 존 뮐러는 통계적 근거에 기반해 홀란 영입 반대 논리를 펼쳤다. 그는 이른바 ‘분데스리가 세금(Bundesliga tax)’,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맨시티의 스타일 차이, 그리고 과르디올라가 공격수에게 요구하는 패스·드리블·연계 능력과의 괴리를 지적하며 홀란이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 철학에 홀란의 적합성 역시 한때 의문시됐다
홀란의 터치 문제나 볼을 잡지 않은 횟수 같은 세세한 결함을 파고드는 분석은 정직한 분석이긴 했으나, 결국 사소한 부분에 매몰된 분석이었다. 맨시티가 놓치지 않았던 큰 그림은 홀란의 괴물 같은 득점력이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단 기간 50골에 도달했고, 첫 3시즌 중 2차례 골든부츠를 수상했으며, 9년 반 계약 중 4년을 남기고 앨런 시어러의 최다 득점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골이 잘 나오지 않는 스포츠에서 득점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면, 홀란의 경기력 중 다른 요소들에 집착하는 것은 다소 이상한 일일 수 있다. 여기서 시선을 반대편으로 돌리면, 그의 새 동료이자 또 다른 장신 선수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있다.
돈나룸마는 16세에 밀란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고, 17세에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산 시로라는 압박감 가득한 무대는 더 경험 많은 선수들조차 짓눌리기 쉬운 곳이지만, 돈나룸마는 달랐다. 아직 26세임에도 프로 통산 500경기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차세대 잔루이지 부폰’이라는 언론의 기대와 10대 시절 세리에 A 최고 연봉자라는 타이틀조차도 개의치 않았다. 그는 그 무대에 태어난 듯 당당했다.
밀란과 PSG에서 그는 레알 마드리드 출신 골키퍼들을 밀어내며 자리를 굳혔다. 유로 2020에서 이탈리아를 60여 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고 대회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으며, 이듬해 프랑스 풋볼의 야신 트로피를 수상했다. PSG의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했고, 옵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유럽 5대 리그에서 평균 대비 더 많은 실점을 막아낸 골키퍼는 단 2명뿐이었는데, 돈나룸마가 그 중 한 명이었다(40.5골 방어).
발롱도르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골키퍼이자 이탈리아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모든 업적은 묘하게 소리 죽여 언급되거나 부차적인 성과처럼 평가절하돼왔다.
물론, 그 배경에는 라이올라 팀이 주도한 계약 협상의 반복적 드라마가 있다. 결국 그는 유소년 시절부터 몸담았던 밀란을 떠났고, PSG와도 불편한 결별 수순을 밟았다. 특히 밀란이 그가 떠난 첫 시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은 좋은 모양새가 아니었다. 그의 대체자로 온 마이크 메냥이 환상적인 빌드업 능력과 선방으로 스쿠데토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밀란 팬들에게 메냥 이야기를 꺼내면, 그의 잦은 부상과 세이브 능력 하락을 안타까워한다. 실제로 지난 시즌 이탈리아에서 골 방어 기대치 대비 실점 지표상 메냥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프랑스 대표팀 디디에 데샹 감독은 메냥을 내치지 않고, PSG에서 돈나룸마의 대체자로 뛰는 뤼카 슈발리에를 기용하지 않았다.
PSG가 릴에서 슈발리에를 데려온 것은 돈나룸마와는 다른 성향의 골키퍼 영입으로 설명됐지만, 실제로는 에이전트 엔초 라이올라와 PSG 사이에 봄부터 클럽 월드컵까지 이어진 장기 협상 맥락에서 봐야 한다. 당시 돈나룸마가 계약 연장에 합의하지 않은 채 남은 1년을 소화하고, 2026년 여름 자유계약으로 떠날 수 있다는 불편한 가능성이 대두됐던 시점이었다.
맨체스터행을 앞두고 돈나룸마가 PSG 팬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돈나룸마의 가장 큰 약점으로는 발밑 플레이가 거론돼왔다. 그러나 파리 생제르맹의 후계자로 들어온 뤼카 슈발리에의 경우, 지난 시즌 리그앙에서 패스 성공률, 압박 상황에서의 패스, 롱패스, xG 빌드업 지표 모두에서 선배인 돈나룸마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키 196cm의 장신인 돈나룸마가 공을 다루는 모습이 어색해 보일 수는 있어도, 결코 하수는 아니다. 다만 과르디올라가 원하는 수준에 맞는지는 의문이다. SNS와 평론가들은 이미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
만약 돈나룸마가 레알 마드리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합류했다면, 그의 빌드업 능력은 지금처럼 문제시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과거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체제와 현재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체제에서 티보 쿠르투아와 얀 오블락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단순히 골키퍼였다. 즉, 골문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고, 플레이메이킹은 부차적인 임무라는 합의가 있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맨시티에서는 ‘골키퍼다운 골키퍼’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그는 맨시티 부임 직후, 선방형 골키퍼 조 하트를 내보내고 발밑에 강점을 지닌 클라우디오 브라보를 영입하며 기대치를 만들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하지만 이후 브라질 출신 골키퍼들이 잉글랜드 무대를 바꿔놓았다. 맨시티의 에데르송과 리버풀의 알리송은 단순히 장갑을 낀 필드 플레이어처럼, 빌드업과 탈압박, 심지어 도움까지 만들어내며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골문을 지킬 수 있는 동시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세대’의 등장이었고, 이는 곧 새로운 정상으로 여겨지게 됐다.
하지만 최근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레알 마드리드와 PSG의 사례를 보면, 쿠르투아와 돈나룸마는 모두 초인적인 선방 능력으로 우승의 주역이 됐다. 최전방에서는 위험을 감수하는 드리블러들이 흐름을 흔들었고, 골문 앞에서는 압도적인 세이브가 뒷받침됐다. 케빈 더 브라위너가 부상에 시달리고, 로드리의 출전 시간까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과르디올라는 이전처럼 압도적인 경기 지배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더 혼란스럽고, 전환 상황을 허용할 가능성이 큰 새로운 맨시티에는 돈나룸마 같은 골키퍼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돈나룸마는 2,590만 파운드 규모의 이적을 마친 뒤 “맨체스터 시티 같은 클럽이 나를 원한다는 건 그만큼 내가 잘해왔다는 증거다.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 나를 원한다는 사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분을 준다”라고 말했다.
만약 맨시티가 이러한 방식으로 진화한다면, 빌드업과 선방 사이의 균형 문제는 오히려 긍정적 효과를 낼 수도 있다. PSG와 레알의 성공 사례는 토트넘 시절 안토니오 콘테가 언급했던 판탈레오 코르비노의 오래된 격언을 떠올리게 한다. “잘못된 여자와는 결혼할 수 있어도, 잘못된 골키퍼나 스트라이커와 계약할 수는 없다.”
돈나룸마는 어떤 면에서 ‘골키퍼계의 홀란’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단점은 과장되어왔지만, 정작 그 포지션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기를 지닌 세대 최고 수준의 재능은 여전히 과소평가되고 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604783/2025/09/07/donnarumma-pep-guardiola-man-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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