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그릴리쉬는 힐 디킨슨 스타디움에서의 첫 경험이 이번 여름 에버턴을 선택한 이유를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29세 잉글랜드 대표 미드필더는 구단 데뷔전에서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에버턴은 구디슨 파크 개장 133주년을 맞은 날, 새로운 워터프런트 홈구장 개막전에서 브라이튼을 2-0으로 꺾으며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경기 전부터 열기는 뜨거웠다. 가득 찬 관중이 함성을 쏟아냈고, 지붕 위에서는 폭죽과 파란 연기가 터져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교체될 때, 그릴리쉬는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첫 풀타임 출전을 마무리했다.

그릴리쉬는 경기 후 이렇게 말했다.

“정말 특별한 경기였어요. 새 구장에서 치른 첫 경기라 팬들께 꼭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오늘은 우리가 그걸 제대로 해낸 것 같아요. 브라이튼은 늘 상대하기 어려운 팀인데 이겨서 정말 기뻐요."

"맨시티에서 보낸 4년은 저한테 정말 소중했어요. 우승도 많이 했고 즐거운 순간도 많았죠. 그런데 이번 여름에는 변화를 원했고, 모예스 감독님과 화상으로 얘기를 나눈 순간 ‘아, 여기가 내가 갈 곳이구나’ 하는 확신이 생겼어요. 오늘 경기가 그 이유를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모예스 감독은 그릴리쉬의 활약을 반겼다.

“그릴리쉬는 한순간도 물러서지 않았어요. 60분쯤 되면 교체를 원할 법도 했는데 그런 기색이 전혀 없었죠. 끝까지 자신이 진짜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 했습니다. 아마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도전 의식이 선수를 더 강하게 만드는 법이죠. 저도 그 과정을 겪었고, 잭도 잘 해낼 거라고 믿습니다.”

한편, 일리망 은디아예는 다시 한 번 에버턴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지난 5월 굿슨 파크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그는 이번에는 힐 디킨슨 스타디움 개막전에서 구단의 첫 골을 기록했다.

은디아예는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오늘은 저한테도 정말 특별한 날이에요. 지난주 리즈전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오늘은 팬들께 꼭 승리를 드리고 싶었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서 기뻐요. 잭과 함께 뛰는 건 정말 즐거워요. 그는 워낙 뛰어난 선수고 오늘도 그걸 다시 보여줬죠. 제 골도, 두 번째 골도 다 잭이 도와준 덕분이에요. 올 시즌 잭이 얼마나 큰 활약을 할지는 팬분들도 다 느끼셨을 거예요.”

그러자 그릴리쉬가 웃으며 말을 보탰다.

“감독님이 아직 우리 둘을 훈련에서 같이 써본 적이 없어요. 어제도 제가 은디한테 ‘우리 언제쯤 같이 뛸 수 있을까?’라고 얘기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함께 뛰었어요. 앞으로는 골도, 도움도 더 많이 같이 만들어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