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나라] 김히어라, 학폭 논란 후 성찰의 끝에서 만난 '구원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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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시간전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던 배우 김히어라는 학교 폭력 논란으로 한동안 활동을 멈춰야 했다. 그 후 긴 시간의 성찰과 사건 봉합 끝에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복귀작의 제목은 우연히도 '구원자'다. 김히어라에게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자신을 구원한 작품"이 됐다.
'구원자'(감독 신준)는 가족의 재활을 위해 오복리로 이사 온 영범(김병철) 선희(송지효) 부부가 예기치 못한 사건을 계기로 기적을 경험하지만, 자신들의 기적이 누군가에게 불행으로 등가 교환된다는 걸 알게 되면서 기적과 저주 사이에 얽히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오컬트다. 김히어라는 이 작품에서 홀로 아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춘서로 등장한다. 영범 가족의 기적으로 인해 불행을 겪는, 극적 긴장감을 자아내는 인물이다.
오랜 공백 끝에 맞이한 첫 상업 영화의 개봉은 설렘과 두려움이 동시에 찾아온 순간이었다. 김히어라는 자신이 그토록 기다리던 "기적 같은 기회"를 마침내 손에 쥔 듯한 표정으로 시사회를 회상했다. 긴장과 두려움이 뒤섞였던 그날, 스크린 속 자신의 얼굴에 음악이 입혀지는 순간을 그는 비로소 배우로서 다시 숨을 쉬었다.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떨리고 생각도 많았는데 막상 보고 나니까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생기더라고요. 상업 영화는 처음이라 음악이 입혀진 제 연기를 처음 봤어요. 신기했어요. 이렇게 효과가 들어가니까 전혀 다른 느낌이 나는구나 싶었어요. 인간의 욕망에 대한 미스터리 오컬트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장르적으로 나와서 좋았어요."
김히어라는 "기적처럼 찾아왔다"는 표현으로 '구원자'와의 만남을 설명했다. 논란 후 미국으로 건너가 스스로를 돌아보던 김히어라는 "집 보증금을 빼고 미국에 갔다. 그냥 기다리기만 하는 게 더 어렵더라"며 그 시간을 "나를 다시 들여다본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귀국 후에도 불안과 공허함이 남아 있던 그는 여러 생각에 잠겨 있던 찰나, 소속사 대표로부터 "대본 하나 읽어보라"는 연락을 받았고, 그 자리에서 30분 만에 출연을 결심했다. 그게 바로 '구원자'다.
그는 어릴 적부터 영화배우를 꿈꿨지만 무대와 드라마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스크린의 기회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그리고 마침내 그 기다림의 끝에 자신이 가장 절실히 연기하고 싶은 인물을 만났다. 모든 게 절묘한 타이밍 속에서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사실 어릴 때부터 영화배우가 꿈이었어요. 그런데 기회가 없었죠. 작품을 기다리던 중에 연락이 왔고 역할도 제가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이었어요. 함께하게 된 배우들도 정말 좋아하던 분들이라 정말 기적처럼 느껴졌어요. 타이밍이 이렇게 맞을 수 있나 싶었어요."
김히어라는 '구원자'의 시나리오를 여러 번 읽으며 춘서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해석했다. 처음엔 종교와 기적의 이면이라는 이야기 구조에 집중했지만, 곧 그 안에서 인간의 욕망과 절실함이 교차하는 복잡한 심리를 발견했다. 그는 춘서를 단순한 피해자나 가해자가 아닌 상황에 따라 누구나 될 수 있는 인간으로 바라봤다.
"처음엔 제목이 '구원자'니까 사이비 쪽으로 더 집중돼 있나 싶었는데 시나리오를 2~3번을 다시 읽으니까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누구는 영범으로, 누구는 춘서로, 또 누구는 선희 입장에서 볼 수도 있겠구나 싶었죠. 저 역시 그런 상황에 놓이면 비슷한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쉽지 않은 캐릭터였지만 그런 도전이야말로 배우로서 재미라고 느꼈어요."
"'구원자'는 제게 특별해요. 영화 내용과 제목은 반대되지만 저와 닿아 있는 부분이 많아요. 앞으로는 누군가가 '김히어라가 그 작품을 선택한 데엔 이유가 있겠지'라고 믿어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를 더 귀하게 여기면서 무탈하게 꾸준히 이어가고 싶어요. 올해는 아쉬움보다 기대감이 많은 시작이에요. 이제 다시 담대하게 나아가보려 합니다."
한편, 영화 '구원자'는 오는 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