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나라] 이천수, '한때의 월드 스타가 받은 용돈 1억 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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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전
축구 국가 대표 선수 출신 이천수가 수억 원대의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제주경찰청은 이천수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입건했다. 이천수의 지인 A 씨가 고소했고 그는 지난달 25일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
고소장에 따르면 이천수는 2018년 11월 A 씨에게 "수년 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축구 교실도 운영할 예정이니 최소한 2023년 말까지 모두 갚겠다"라며 생활비를 빌려달라고 부탁했고 A 씨는 이천수에게 2021년 4월 2일까지 9회에 걸쳐 1억 3200만 원을 보냈다.
A 씨는 또 이천수가 외환 선물 거래 사이트 투자를 권유하며 수억 원의 투자금을 가로챘다고도 주장했다. 이천수가 2021년 4월께 "나를 믿고 아는 동생에게 5억 원을 투자해 주면 매달 수익금을 배분해 주고 원금 반환을 원하면 즉시 반환해 주겠다"라고 유도했다는 것.
이에 A 씨는 B 씨에게 5억 원을 송금했지만 수익금은 1~2개월만 입금되었고 원금 또한 1억 6000만 반환되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천수가 2021년 가을부터 자신과의 연락을 끊었고 약속한 대금을 한 푼도 변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천수는 한 매체에 "A 씨에게 돈을 받은 건 맞지만 그가 돈을 많이 벌 때여서 그냥 쓰라고 준 돈이었다. 돈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사기(기망의 의도)의 의도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사기라는 주장은 맞지 않고 돌려줄 의사 또한 있다. 외환 선물 거래 사이트를 소개해 주거나 투자를 하라고 권유한 사실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이천수는 현역 시절 스페인, 네덜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 외국 리그에서 높은 연봉을 받고 활약했다. 일본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를 연고로 한 RB 오미야 아르디자에서도 뛴 바 있다. 이에 따라 그의 이름이 일본 포털 사이트에 오른 가운데 현지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가 "한국 대표팀의 레전드 이천수가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라며 사건 내용을 보도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생활비를 빌려준 것이냐?'(A 씨)와 '그냥 쓰라고 준 것이냐?'(이천수)에 있다. 이천수는 A 씨가 돈이 많기 때문에 쓰라고 그냥 주었다고 주장하며 A 씨의 차용 주장을 반박했다. A 씨는 생활비가 없다는 이천수의 하소연에 빌려주었는데 약속 날짜가 되어도 갚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연락을 끊었다는 입장이다.
A 씨의 주장이 맞다면, 그래서 그가 경찰에 자신의 주장을 입장할 만한 충분한 증거나 정황을 제공했다면 답은 간단하다. 그런데 만약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따라서 이천수의 주장이 맞다는 가정하에 이 사건을 개괄해 보자.
A 씨는 2018년 굉장히 돈을 많이 벌었다. 그리고 이천수와 친분이 깊었다. 이천수가 한때 스타였으니 그와의 친분을 과시하려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런 대가 없이 1억 3200만 원을 송금했다. 그런데 왜 지금 와서 사기 혐의로 고소했을까?
이천수가 A 씨와의 연락을 끊고, 더 이상 친분 관계를 유지하지 않았다고 유추할 수 있다. 그래서 A 씨는 이천수가 서운하고 괘씸했다. A 씨는 1억 원 이상을 제공함으로써 이천수와의 남다른 관계를 과시하며 그런 행동을 통해 무언가 이득을 얻고자 했다. 그런데 이천수의 절연으로 이 투자가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고소했다.
혹은 A 씨의 경제 상황이 갑자기 극도로 악화되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거꾸로 그가 이천수에게 생활비 좀 도와달라고 부탁했는데 이천수가 외면했다. 이런 시나리오를 써 볼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간단하다. 이천수는 자신의 주장대로 돈을 돌려주면 된다. 반환의 의사가 있다는 것은 A 씨의 심경을 어느 정도 헤아린다는 뜻이니 합의하에 약간의 이자도 얹어 주면 된다.
말로 '돌려줄 의사가 있다'라고 떠들게 아니라 재빨리 송금하면 된다. 그러면서 A 씨의 뒤틀린 마음을 달래 주면 손쉽게, 빠르게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사인은 내용이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A 씨가 이천수를 고소한 것으로 보아 두 사람이 엄청나게 절친한 사이는 아니든가, 이천수가 A 씨에게 잔인하게 상처를 주었든가, A 씨의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 중에서 최소한 하나는 맞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점은 부모와 자식 사이도 아닌데 친구라는 이유로 그냥 쓰라고 1억 3200만 원을 줄 수 있느냐이다. 아무리 갑부라고 하더라도 지인에게 1억 원씩 용돈을 주는 경우를 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만약 그냥 주었다면 이천수에 대한 믿음 혹은 우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터인데 왜 '누명'을 씌워 고소했을까?
게다가 1억 3200만 원을 그냥 주었다면 이천수는 당연히 세무 당국에 신고를 하고 세금을 납부했어야 마땅했다.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 전술했듯 이천수는 국내외에서 스타 축구 선수로 맹활약했다. 자세한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해외의 경우 연봉으로 최소한 수십억 원은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게다가 그는 광고와 방송 출연도 잦았다.
그런 그가 생활비나 용돈이 없어서 지인에게 '고작' 1억 3200만 원을 받았다는 픽트 역시 다수를 납득시키기 쉽지 않다. 이번 사건 보도 후 그에 대한 여론이 그리 밝지 않은 배경은 분명히 있다. 그는 지금까지 수많은 구설에 오른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루 열거할 수 없는 사건과 사고 중에 시사하는 바가 큰 사례가 2013년에 있었다. 새벽에 한 술집에서 폭행 시비가 일어났고 이천수는 당시 아내와 함께 있었는데 상대방 사람들이 아내에게 잘못된 행동을 해서 싸움이 발생했다며 자신이 피해자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천수가 가해자였음이 드러났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천수의 주장과 달리 술자리에 아내는 없었다는 점. 사건 발생 후 이천수의 보호자 자격으로 뒤늦게 나타났을 따름이다. 당시 그는 자신의 무죄를 하소연하는 인터뷰에서 '나는 예전의 이천수가 아니다. 이제 달라졌다'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양치기 소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