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나라] “제발 애국투자 합시다”…역대급 해외주식 투자에 원화가치 ‘최저’로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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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13:21
지난달 원화의 실질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추락했다.
23일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 지수는 올해 10월 말 기준 89.09(2020년=100)로, 한 달 전보다 1.4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올해 3월 말의 89.29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8월 말(88.88) 이후 16년2개월 만에 최저치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이다. 수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돼 있다고 간주한다.
지난달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BIS 통계에 포함된 64개국 중 일본(70.41), 중국(87.94)에 이어 세 번째로 수치가 낮았다. 10월 한 달간 실질실효환율 하락 폭(-1.44포인트)은 뉴질랜드(-1.54포인트)에 이어 64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컸다.
당국은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액이 올해 들어 급증한 것을 원화가치 하락의 근본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은 국제수지표에 따르면 올해 1~9월에만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액(증권투자 주식부문)은 718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421억달러), 2023년(298억 달러)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10년 전인 2015년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액은 163억달러에 불과했다.
주식투자는 공장·설비투자(직접투자) 혹은 채권투자에 비해서 회전율이 빠르다. 그만큼 환율에 더욱 민감한 영향을 준다.
문제는 인공지능(AI) 호황으로 미국 주식시장 주가 상승률이 좋은 한 이 같은 흐름이 반전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기준 달러당 원화값은 1475.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흐름이면 달러당 원화값이 1500원대로 갈 수도 있다. NH선물 리서치센터는 최근 발표한 외환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달러당 원화값 상단을 1540원으로 제시했다. 하단도 1410원으로 달러당 원화값 1400원대를 ‘뉴노멀’로 봤다.
위재현 NH선물 리서치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주식에 과도하게 쏠린 해외투자의 구조적 문제, 대미 투자 합의로 인한 수출업체들의 더딘 환전 수요는 모두 환율 추가 상승을 부추기는 재료”라고 분석했다.

